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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현실·후기

27살 늦깎이 경남 양산시 일반행정 9급, 박문각 노량진 스파르타 기숙반 2년 평균 92점 합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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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에 시작해 노량진 스파르타 기숙연계반에서 2년을 갈아넣고, 2024년 경상남도 양산시 일반행정 9급에 국어 95, 영어 90, 한국사 100, 행정법 100, 행정학 75, 평균 92점으로 합격한 늦깎이 수험생이 과목별 회독법과 기숙반 생활을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놓은 2년 합격기입니다.

저는 원래 공부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제대로 책상에 앉아본 적이 없었고, 27살이 되어서야 취업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어요.

사기업 채용공고를 뒤지다가 직업의 안정성과 10년, 20년 뒤의 미래까지 같이 따져보니 결국 공무원이라는 선택지가 남았습니다. 합격 조건을 하나하나 뜯어보니 내가 최선을 다하면 이건 해볼 만하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 자신감 하나로 2022년 8월에 짐을 싸서 노량진으로 올라왔습니다.

먼저 제가 무엇을 준비하는 시험인지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9급 일반행정직 필기는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 행정학 5과목으로 치러집니다. 한 과목이라도 40점 미만이면 점수와 관계없이 그 즉시 불합격, 이른바 과락입니다.

그래서 합격선 근처에 있는 수험생에게 시험은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하는 일입니다. 하나는 평균을 끌어올리는 게임, 다른 하나는 어떤 과목도 40점 밑으로 떨어뜨리지 않는 게임이죠. 제가 행정학 75점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 구조 안에 있습니다.

혼자서는 못 한다는 걸 인정하고 스파르타 기숙반을 골랐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제 자신을 냉정하게 진단한 거였습니다. 저는 혼자서는 절대 공부 못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독학이나 일반 인강 단과는 후보에서 지웠고, 기숙학원과 스파르타 학원만 놓고 비교했습니다. 그때 노량진에서 기숙학원을 연계해 운영하는 곳을 찾아 9급 스파르타 기숙연계반을 선택했습니다. 학원 이름조차 잘 모르던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 합격의 8할은 이 선택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스파르타반의 진짜 가치는 강의가 아니라 습관이었습니다. 공시생 대부분이 성인이라 누가 심하게 터치하기 어려운데, 저처럼 공부 습관이 0이던 사람에게는 정해진 자습 이용시간과 정해진 실강 프로그램이 강제로 루틴을 만들어줬어요.

처음엔 억지로 끌려갔지만 몇 달이 지나니 아침에 알람 없이도 눈이 떠지고, 일어나면 반자동적으로 몸이 학원으로 향했습니다. 주변이 전부 수험생이라 동기부여가 저절로 됐던 것도 큰 힘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독학과 학원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학원비가 아니라 본인의 자기통제력부터 솔직하게 평가해보길 권합니다. 자습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는 일을 스스로 못 하는 사람이라면, 그 일을 대신 강제해주는 시스템에 돈을 쓰는 게 가장 남는 장사입니다.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 거리와 스파르타 기숙학원 건물 일러스트
27살에 짐을 싸서 올라온 노량진, 2년의 시작점이었습니다

기숙반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갔다

제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기숙반 생활이 실제로 어떠냐는 겁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평일은 거의 복사한 듯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 단조로운 반복이 합격의 엔진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실강이 있는 날은 정해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곧장 그날 배운 단원을 같은 과목 기출로 복습했습니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빼면 나머지는 거의 전부 자습실이었어요.

평일 자습은 정해진 이용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만 빠지지 않고 채워도 하루 공부량이 일정하게 보장됐습니다. 의지가 약한 날에도 시스템이 저를 책상에 묶어둔 셈이죠.

가장 중요했던 건 식사 직후와 잠들기 직전의 짧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밥 먹고 멍하니 앉아 있기 쉬운 그 30분,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단어장 한 페이지 보는 그 10분이 2년 동안 쌓이니 무시 못 할 분량이 됐어요. 기숙 생활의 장점이 바로 이 자투리 시간을 통째로 공부에 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번 떨어지고 나서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솔직히 첫해는 깔끔하게 떨어졌습니다. 2023년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어요.

그때 제가 내린 결론은 어설프게 알고 있는 걸 붙잡고 있느니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하자였습니다. 2024년 시즌을 준비할 때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올인원 기초 수업부터 모든 실강을 다시 들었습니다.

재수생이 기초 강의를 다시 듣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첫해 불합격의 진짜 원인은 실력이 아니라, 안다고 착각한 부분을 그냥 넘긴 어설픈 자만이었다고 봤거든요. 기초로 돌아가 보니 제가 대충 알고 있던 개념의 절반은 사실 정확히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전체적인 공부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2022년 8월부터 2024년 6월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주말은 물론이고 추석, 설날에도 단 하루도 본가에 내려가지 않고 스파르타 자습실을 지켰어요. 각 과목 교수님이 알려주신 복습법과 학원 실강 프로그램을 결석 없이 따라간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회독은 무작정 읽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것을 좁혀가는 일이다

제 합격기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회독입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를 풀고 싶은 게 있어요. 회독은 같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속도로 반복해서 읽는 일이 아닙니다.

회독의 핵심은 아는 부분은 빠르게 쳐내고, 모르는 부분만 표시해 다음 회독에서 다시 보는 겁니다. 그렇게 보는 양을 점점 줄여가는 거예요. 그래서 회독은 뒤로 갈수록 한 바퀴 도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처음엔 일주일 걸리던 책이 나중엔 하루면 한 바퀴를 돌게 되죠.

또 하나, 시험 문제의 상당 부분은 기출의 변형입니다. 그래서 기본서만 도는 게 아니라 기본서 회독과 기출문제집 회독을 항상 한 몸처럼 붙여서 돌렸습니다. 오늘 이론서에서 본 단원은 그날 바로 같은 단원 기출로 확인하는 식이었어요.

  • 국어: 콤단문 교재를 16회독 정도 했습니다. 7월 과정 커리부터 쭉 따라왔고, 동형 모의고사는 강의 없이 혼자 풀면서 틀린 부분만 인강으로 보충했어요. 대신 1, 2월 과정을 실강으로 다시 들으면서 문법과 문학 감을 끝까지 유지했습니다.
  • 영어: 단어장 한 권을 매일 3단원씩 빠짐없이 복습해서 20일에 전체 1회독을 끝냈고, 지방직 시험까지 약 16회독을 돌렸습니다. 매일 일일 모의고사로 단어, 문법, 독해 감각을 유지했고, 시험 직전 한 달은 문법 특강으로 감을 잃지 않게 다졌습니다.
  • 한국사: 정치사를 먼저 통암기한 뒤 문화사, 경제사, 사회사 순으로 회독을 넓혔습니다. 회독한 부분은 무조건 기출문제집으로 병행 복습했고, 낯선 선지를 만났을 때 소거법으로 정답을 찾는 능력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가 100점이었어요.
  • 행정법: 9급에서 나올 부분만 간추리고 안 나오는 건 과감히 버리는 방식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매일 100문제씩 기출을 돌리고, 단원별로 받은 문제를 풀었더니 한 문제당 8분에서 11분 사이로 풀어내 시간을 크게 단축했습니다. 마지막 한 달은 새 판례 복습만 짧게 했고, 결과는 100점이었습니다.
  • 행정학: 분량이 어마어마한 과목입니다. 문제 풀이보다 기본이론서 회독이 더 중요하다는 조언에 따라 매일 1단원씩, 일주일에 이론서 한 권을 통째로 회독했습니다. 마인드맵 형식으로 정리된 이론서 덕에 방대한 용어를 그나마 구조로 묶어 외울 수 있었어요.

같은 문제집을 16회독해 닳고 메모로 가득 찬 콤단문 기출문제집 책상 일러스트
국어 16회독, 영어 16회독 - 아는 건 쳐내고 모르는 것만 좁혀갔습니다

행정학 75점,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과락은 막았다

성적표를 보면 국어 95, 영어 90, 한국사 100, 행정법 100인데 행정학만 75점입니다. 솔직히 행정학이 제일 자신 없는 과목이었어요.

분량은 방대하고, 시험장에서 신유형이 쏟아지면 그날 컨디션에 따라 점수가 크게 흔들리는 과목이거든요. 하지만 매일 이론서를 한 단원씩 끊어가며 회독한 덕분에 평소에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고, 실전에서도 과락 없이 75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여기서 앞에서 말한 두 개의 게임이 다시 등장합니다. 5과목 평균 92점을 만든 건 한국사와 행정법 만점이 행정학의 부족분을 메워준 구조였어요. 동시에 행정학 75점은 과락선인 40점에서 한참 떨어진 안전권이었습니다.

모든 과목을 다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확실한 효자 과목 한두 개를 만점에 가깝게 만들어 두면, 약한 과목 한 개쯤은 평균이 커버해줍니다. 다만 그 약한 과목도 과락선만큼은 절대 건드리지 않도록 최저 점수를 관리하는 일,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는 게 합격선 근처 싸움의 전부입니다.

일일, 주간, 월간 모의고사를 다르게 썼다

모의고사는 종류마다 역할이 달랐습니다. 저는 이 셋을 한 덩어리로 보지 않고 따로 운영했어요.

일일 모의고사는 회독 보조 장치로 썼습니다. 한국사, 행정법 같은 암기 과목을 파다 보면 국어와 영어가 손에서 멀어지는데, 매일 짧은 일일 모의고사를 풀면 잊혀가던 국어, 영어를 매일 한 번씩 다시 회독하는 효과가 났거든요.

반면 월간 모의고사는 절대 혼자 풀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학원 강의실에 가서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재고, 수험생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풀었어요. 실제 고사장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시간 배분이 흔들려 평소 실력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월간 모의고사로 그 긴장감과 시간 배분을 미리 몸에 익혀두면 시험장에서 실력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시간 배분은 특히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5과목을 정해진 시간 안에 풀어야 하니, 한 과목에서 모르는 문제를 붙잡고 늘어지면 다른 과목 푸는 시간이 통째로 사라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모의고사 때부터 한 문제에 막히면 일단 표시하고 넘어간 뒤 끝까지 다 푼 다음 돌아오는 방식을 몸에 새겼습니다. 행정법을 한 문제당 8분에서 11분 사이로 끊어 풀 수 있게 된 것도, 실전이 아니라 이 월간 모의고사들에서 시간 감각을 미리 망가뜨려 보고 다시 잡은 덕분이었어요.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 행정학 5과목 합격 성적표와 평균 92점 표기 일러스트
한국사 100, 행정법 100이 행정학 75를 메워준 평균 92점

슬럼프는 국가직 1점 차 탈락에서 왔다

2년 수험기간 중 가장 무너졌던 순간은 2024년 국가직에서 단 1점 차로 떨어졌을 때입니다.

참고로 2024년 국가직 9급은 경쟁률이 역대 최저 수준이었는데도, 일반행정 지역구분 합격선은 모집단위에 따라 80점대 중반까지 형성될 만큼 여전히 빡빡했습니다. 코앞에서 합격을 놓치니 지방직을 준비하는 동안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지더군요.

그때 저를 붙잡아준 건 각 과목 선생님들의 조금만 더 힘내자는 한마디였습니다. 별것 아닌 말 같지만, 2년간 취미도 친구도 다 끊고 공부만 하던 사람에게는 그 한마디가 다시 책상에 앉을 이유가 됐어요.

국가직에서 떨어진 게 오히려 지방직에서는 약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1점 차 탈락의 통증이 마지막 한 달 동안 자습실을 가장 늦게까지 지키게 만들었거든요. 남들이 자습실에서 나갈 때 더 늦게까지 남고, 마지막 한 달을 공부에만 완전히 집중한 끝에 지방직에서 결국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시험 제도가 바뀌고 있으니 이건 꼭 알아두세요

제가 합격한 직후에도 시험 제도는 계속 손질되고 있습니다. 후배 수험생이라면 본인이 응시할 연도의 제도를 반드시 확인하길 바랍니다.

먼저 2025년 시험부터 국어와 영어 출제 기조가 단순 지식 암기에서 현장 직무 중심으로 바뀌었고, 필기 시간도 100분에서 110분으로 늘었습니다. 무조건 외우기보다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더 중요해진 셈이죠.

더 큰 변화는 2027년부터입니다. 9급 시험에서 한국사 과목이 빠지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으로 대체됩니다. 미리 한능검 3급 이상을 따두면 필기에서 한국사를 따로 풀지 않아도 되고, 이 성적은 유효기간이 없어 한 번 따두면 계속 쓸 수 있습니다. 대신 한국사가 빠진 자리만큼 나머지 과목 문항 수가 늘어, 5과목 각 20문항에서 4과목 각 25문항 체제로 바뀝니다.

제 경험상 한국사는 회독으로 만점을 노리기 가장 좋은 효자 과목이었는데, 앞으로는 그 효자 과목을 한능검으로 미리 정리해두고 행정법, 행정학 같은 전문과목 비중을 더 키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늦은 밤까지 불 켜진 스파르타 자습실에서 혼자 공부하는 수험생 일러스트
추석 설날에도 본가 대신 자습실, 일요일도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늦깎이 수험생에게 남기고 싶은 말

저는 일요일도 그냥 쉬지 않았습니다. 자율학습으로 운영되는 일요일에도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남들이 안 하는 시간을 더 써서 공부했어요.

서울 올라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취미생활과 친구 관계를 2년 동안 통째로 포기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 대가가 평균 92점, 양산시 일반행정 9급 합격이었습니다.

만약 본인이 혼자서는 도저히 공부 못 하는 타입이라면, 저는 망설임 없이 스파르타 기숙반을 추천합니다. 정해진 자습시간과 계획표를 그저 따르기만 해도 좋은 습관과 남들보다 많은 공부량이 자동으로 쌓이거든요.

27살에 공부를 처음 시작한 사람도 2년이면 됩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시점이, 사실은 가장 절박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람보다 잃을 게 명확하게 보여서, 딴생각 없이 책상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의 응원과 경제적 지원, 1년차 탈락 때도 끝까지 붙잡아준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없었다면 이 글도 쓰지 못했을 겁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합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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