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무원 현실·후기

9급 공무원 필기 과목별 공부 순서 — 합격자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전략

반응형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막막했던 건 과목 자체가 아니라 순서였다. 무엇을 먼저 시작하고, 어떤 비중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 아무도 명확히 짚어주지 않았다. 나는 준비 기간 내내 합격수기를 서른 편 가까이 긁어모아 읽었고, 직접 굴려보며 깨달은 게 있다. 합격자들의 공부법은 강사도, 교재도, 생활 패턴도 제각각이지만 순서를 잡는 원칙만큼은 신기할 정도로 비슷하다는 점이다. 2022년부터 일반행정직 9급은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국어·영어·한국사·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 5과목 체제로 굳어졌는데, 이 5과목을 과목 특성에 맞게 어떤 순서로 배치하느냐가 결국 1년을 좌우한다. 이 글은 강의 추천 글이 아니라, 막막했던 내 첫날의 관점에서 "그래서 뭐부터 펴야 하느냐"에 답하는 글이다.

한 줄 요약: 누적 과목(국어·영어)은 1일 차에 시작해 끝까지, 흐름 과목(한국사)은 뼈대 먼저 암기는 나중, 범위 과목(전공 2과목)은 기출로 우선순위부터. 그 위에 3회독과 오답 관리를 얹는다.

책상 위에 펼쳐진 교재와 형광펜, 노트를 그린 깔끔한 일러스트
5과목을 한꺼번에 펴는 대신, 순서를 정하고 시작했다

5과목을 첫날부터 동시에 펴지 않는다

가장 흔한 실수가 첫날부터 5과목 교재를 한꺼번에 책상에 쌓는 것이다. 의욕은 좋지만, 합격자 대부분은 과목을 한 번에 시작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쌓아 올렸다. 나도 처음엔 다섯을 동시에 잡았다가 어느 것도 진도가 안 나가 2주 만에 방식을 갈아엎었다. 다섯 권을 펼쳐 놓으면 하루가 "조금씩 다 건드렸지만 아무것도 안 끝난" 상태로 끝나기 일쑤다.

일반적으로 권하는 착수 순서는 이렇다.

  • 1주 차: 매일 가져가야 하는 영어·국어 2과목으로 먼저 리듬을 만든다.
  • 3~4주 차: 한국사를 더해 흐름 강의에 착수한다.
  • 6주 차 이후: 행정법·행정학 전공 2과목을 붙여 5과목을 완성한다.

처음부터 다섯을 동시에 붙잡으면 회독이 흩어져 어느 과목도 깊이 들어가지 못한다. 내 경우 과목을 하나씩 늘리는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야 비로소 "오늘 이 과목은 여기까지 끝냈다"는 감각이 생겼다.

국어·영어는 첫날부터 시험 전날까지 끌고 간다

국어와 영어는 단기간에 점수가 오르지 않는 대표 과목이다. 9급 필기는 과목마다 20문항 100점 만점인데, 영어 단어·문법과 국어 문법·어휘는 누적으로 쌓여서 시험 직전 한두 달에 몰아쳐서는 절대 따라잡히지 않는다. 합격수기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게 "영어 단어는 1일 차부터 시험 전날까지"라는 원칙이었다.

내 경우 두 과목은 이렇게 분해해서 매일 굴렸다.

  • 영어 단어: 하루 30~50개를 정해 매일 반복. 새 단어보다 어제 외운 단어를 다시 보는 누적 복습에 더 비중을 뒀다.
  • 영어 문법: 출제 빈도가 높은 핵심 문법(어순·시제·수일치 등)부터 정리하고, 지엽적인 문법은 후순위로 미뤘다.
  • 국어: 비문학 독해를 매일 일정량 풀고, 문법은 꾸준히 가져가되 한자나 지엽적인 부분에 시간을 과하게 쓰지 않았다.

이 두 과목은 분량이 적어도 매일 손대는 게 핵심이다. 하루만 건너뛰어도 단어 감과 독해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섯 과목의 우선순위와 착수 순서를 화살표로 연결한 개념도 일러스트
과목 특성에 따라 시작 시점과 비중이 달라진다

한국사는 흐름부터, 세부 암기는 그다음이다

한국사는 양이 방대해 보여서 겁먹기 쉽지만, 시대 흐름이라는 뼈대를 먼저 세우면 암기 부담이 확 줄어든다. 처음부터 연도와 인물을 통째로 외우려 들면 머리에 남지 않는다. 나는 기본 강의로 전체 흐름을 2주 안에 빠르게 한 번 훑은 뒤, 시대별로 사건의 인과를 이해하고, 그 위에 세부 암기를 얹는 순서로 접근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 먼저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큰 흐름을 빠르게 1회독해 뼈대를 세운다.
  • 다음으로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연결해 "왜 이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한다.
  • 마지막에 기출에서 반복되는 핵심 제도·사건 위주로 세부 암기를 압축한다.

한국사도 20문항인데, 자주 나오는 주제는 5개년 기출만 돌려도 절반 이상이 보인다. 방대해 보이던 양이 기출 중심으로 압축하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었다.

전공 2과목은 기출 분석이 먼저다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 같은 전공 과목은 개념이 낯설어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진다. 하지만 9급은 출제 범위가 비교적 정해져 있어, 기본서를 처음부터 정독하기보다 기출 5~7개년을 먼저 분석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어디에 힘을 줘야 할지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 행정법: 판례 중심으로 반복 출제되는 쟁점이 뚜렷하다. 기출에 자주 나온 판례부터 표시하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봤다.
  • 행정학: 학자와 이론, 그리고 제도 명칭 위주로 반복 포인트가 잡힌다. 비슷한 이론을 묶어 비교하며 정리하면 헷갈림이 줄었다.

합격수기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표현이 "기출이 곧 출제 범위이자 우선순위"라는 말이다. 내 경우에도 전공은 기본서를 한 줄도 빠짐없이 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기출이 짚어주는 곳을 두껍게 보는 쪽으로 바꾸면서 진도가 트였다.

회독과 오답 관리가 결국 점수를 만든다

과목 순서를 아무리 잘 잡아도, 점수를 끌어올리는 건 결국 반복이다. 합격자들은 기본서를 최소 3회독 이상 돌리면서 회차를 거듭할수록 보는 속도를 높이고, 동시에 기출을 반복해서 풀었다. 나는 1회독에 과목당 2주가 걸렸지만, 3회독째는 같은 분량을 닷새면 돌았다. 회독이 쌓일수록 한 바퀴 도는 시간이 짧아지고 약점이 또렷해진다.

회독 팁: 1회독은 이해, 2회독은 기출 연결, 3회독은 속도와 약점 압축. 회차마다 목적을 다르게 잡으면 같은 책도 매번 다르게 보인다.

기출 활용도 단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권하는 순서는 이렇다. 1단계는 기본서를 한 바퀴 끝낸 직후 해당 단원 기출을 풀어 "내가 본 내용이 실제로 어떻게 나오는지" 감을 잡는 것이다. 2단계는 연도별로 한 회차씩 시간을 재고 풀어보며 실전 페이스를 맞추는 것이고, 3단계는 단원별·유형별로 기출을 쪼개 약한 유형만 집중적으로 다시 도는 것이다. 내 경우 처음엔 기출을 단순히 "다 맞을 때까지 푸는 문제집"으로만 봤는데, 같은 문제를 단원별로 묶어 보기 시작하니 출제자가 반복해서 묻는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다. 기출은 채점이 목적이 아니라 출제 경향을 읽는 자료라는 말이 그제야 와닿았다.

빠지지 않는 공통 전략이 오답 관리였다. 나는 틀린 문제를 따로 모아 오답 노트를 만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 집중했다. 새 문제를 더 푸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다시 안 틀리는 게 점수 상승의 핵심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오답 노트도 처음엔 문제 전체를 옮겨 적느라 시간을 허비했는데, 나중엔 틀린 이유 한 줄과 정답 근거만 짧게 메모하는 방식으로 바꾸니 회독할 때 훨씬 빨리 넘길 수 있었다.

달력과 주간 학습 플래너에 과목별 시간 배분을 적어 둔 일러스트
하루 시간 배분도 과목 특성을 따른다

하루 시간 배분도 과목 특성을 따른다

순공부 시간은 과목별 비중까지 고려해 짜야 한다. 나는 하루 8~10시간을 기준으로 대략 이렇게 나눴다.

  • 영어 2시간, 국어 2시간 (누적 과목이라 매일 길게)
  • 한국사 1.5시간
  • 행정법 1.5시간, 행정학 1.5시간
  • 약한 과목에 +1시간을 얹어 그날그날 조정

조용한 독서실/스터디카페 내부를 그린 차분한 일러스트
집중 사이클을 자기 리듬에 맞게 찾는 게 먼저다

매일 다섯 과목을 조금씩이라도 건드리는 게, 특정 과목을 며칠씩 몰아 하는 것보다 기억 유지에 훨씬 유리했다. 특히 영어 단어와 한국사 흐름은 하루만 건너뛰어도 감이 떨어져서, 분량이 적어도 매일 손대는 걸 원칙으로 삼았다. 생활 패턴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 합격수기에는 관리형 독서실에서 100분 집중·20분 휴식 같은 사이클로 리듬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정해진 시간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기 집중력에 맞는 한 단위를 찾는 게 먼저다.

시간 배분에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건, 컨디션이 나쁜 날의 운영이다. 누구에게나 머리가 안 돌아가는 날이 오는데, 나는 그런 날 무리해서 새 개념을 익히려 들기보다 부담이 적은 영어 단어 복습이나 기출 오답 정리처럼 손이 익은 작업으로 채웠다. 진도를 0으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자책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내가 가장 길게 휘청였던 슬럼프는, 모의고사 점수가 한동안 정체됐을 때였다. 그때 점수에만 매달리다 오히려 공부 시간이 흐트러졌는데, 점수를 잠시 덮어두고 회독 횟수와 오답 처리 건수처럼 "오늘 내가 한 일"을 기록하는 쪽으로 지표를 바꾸자 다시 리듬이 잡혔다. 일반적으로 정체 구간은 실력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에 온다고들 하는데, 적어도 내 경우엔 그 구간을 버틴 뒤 점수가 한 번에 올랐다.

흔한 실수와 단기·장기 플랜

마지막으로, 순서를 잡을 때 사람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과 기간별 플랜을 정리해 둔다.

흔한 실수는 이렇다.

  • 첫날부터 5과목을 동시에 시작해 회독을 흩뜨리는 것
  • 국어·영어 같은 누적 과목을 후반에 몰아치려는 것
  • 한국사를 흐름 없이 연도부터 암기하려는 것
  • 전공 기본서를 기출 분석 없이 1페이지부터 정독하는 것
  • 새 문제만 늘리고 오답 관리를 건너뛰는 것

기간별로는 대략 이렇게 잡았다.

  • 단기(시작~3개월): 영어·국어 리듬 만들기 → 한국사·전공 1회독으로 전 과목 한 바퀴 완성.
  • 중기(4~8개월): 2~3회독을 돌리며 기출을 본격적으로 풀고, 약점 과목에 시간을 더 얹는다.
  • 직전(시험 1~2개월): 새 내용 확장은 멈추고, 회독 속도를 끌어올리며 오답 노트와 기출 위주로 마무리한다.

물론 이 일정은 내 기준일 뿐, 직장 병행이냐 전업이냐에 따라 늘어나기도 한다. 합격이 순서 하나로 보장되는 일은 없고, 같은 순서를 따라도 결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다만 5과목 앞에서 막막하던 첫날의 불안은, 과목 특성에 맞는 순서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분명히 줄어든다.

공부 순서만큼이나 많이 묻는 게 합격 이후의 현실이라, 늦게 시작한 입장에서 느낀 점은 늦깎이 공무원 현실에 따로 적어 두었다. 시험을 다 치르고 난 솔직한 후기는 순시 한국사 후기에서 이어 볼 수 있다.

이 글은 합격수기 다수와 개인적인 준비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시험 과목 구성과 출제 경향은 직렬과 연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준비 시점에 시험 공고를 한 번 더 확인하길 권한다. 특정 강사나 인강을 권하기 위한 글이 아니며, 합격을 보장하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반응형